21세기 우리나라에 병원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다구요???!

장애는 우리 모두의 문제

2021년 12월 기준 국내 장애인 인구는 264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5.1%에 달하며, 6가구 중 한 가구는 장애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또한, 장애 원인의 90% 이상이 질병, 사고와 같은 후천적 요인으로 매년 약 10만 명의 신규 장애인이 발생하는 만큼 “장애는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지속적인 건강관리와 재활치료가 필수

장애인은 상황과 시기에 맞는 적절한 재활치료를 통하여 장애를 개선하고 정상적인 발달과 사회복귀를 도모해야 합니다. 장애인을 조기에 치료하고, 가족 기반의 통합적 접근을 하는 것은 신체, 심리적 적응을 증진하며, 가족의 사회적 적응을 높일 뿐만 아니라, 사후에 접근하는 것보다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도 효과적입니다(Rosenbaum, 2004).

수익성이 낮아 부족한 재활병원_떠도는 재활난민

재활의료 특성상 많은 전문 인력(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재활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등)이 필요하고, 다양한 치료시설과 장비를 갖추어야 하는데, 재활은 낮은 수가로 인한 수익성과 난이도의 이유로 민간병원들이 외면하고 있습니다(한국일보. 2016.05.31.). 따라서 재활의료 서비스의 절대적인 공급이 부족해 특정 전문 의료기관에 수요가 몰리고, 긴 대기 시간이 발생하여 장애인은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아 떠도는 재활난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아동의 6.7%만이 치료받아

특히, 장애 아동이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전체 의료기관의 0.5%밖에 안 되며(헬스경향. 2021.02.26.), 등록된 장애 아동 외에도, 장애등록을 하지 않았거나 장애진단을 받지 않은 경계선에 있는 아동들도 재활치료가 필요하므로 실제 재활치료 수요는 장애인 수보다 훨씬 많습니다(2017. 어린이재활의료 확충방안 연구). 재활치료가 필요한 아동 29만 명 중 실제 치료를 받는 아동은 1만9천여 명으로 6.7%에 불과합니다(한국일보. 2021.05.18.). 장애 아동은 치료를 위해 평균 7.8개월을 기다려야 하며, 중증 뇌병변 장애 아동이 주로 이용하는 물리치료와 언어치료 대기 기간은 13개월, 작업치료 대기 기간은 14개월입니다(2020.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시작이다. 마인드북스). 게다가 대기가 많아 형평성의 문제로 일정 기간만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치료가 끝나면 다시 기다려야 해, 장애 증상이 다시 악화합니다. 학교와 병원 생활 병행, 이동과 돌봄, 장기간의 재활치료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재활치료를 포기하는 때도 많습니다.

청소년 재활 의료기관 거의 없어, 평균 3년 대기

청소년 재활은 소아와 청소년에 대한 많은 경험이 있는 전문 인력과 청소년 체형에 맞는 치료 장비가 필요하며, 치료사의 육체적인 부담도 훨씬 커 청소년 재활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은 (서울재활병원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습니다. 가뜩이나 부족한 소아재활 현실에 만 12세 이상 청소년이 되면 더 치료받을 곳이 없어지게 됩니다. 청소년기는 성장이 매우 빠른 시기로, 장애 청소년들이 재활치료를 받지 못한 채 오랜 시간 학교에 앉아 생활하는 동안 척추는 휘고(척추측만증), 고관절이 빠지는(고관절 탈구) 등 근골격계 변형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서울재활병원의 경우, 청소년 장애인 대기는 평균 3년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치료를 신청하면 고등학생쯤 돼야 치료받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부족한 재활 병상, 그마저도 성인 환자 요양에 치우쳐

우리나라는 병상 수는 많으나 주로 급성기병원(ex:종합병원)과 요양병원이 대부분이라 장애 이후 집중적인 재활을 하는 곳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OECD 국가 중에서도 인구수 대비 병상 수는 가장 높은 수준이나, 재활 병상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Health at a Glance 2017 : OECD indicators, OECD, 2017). 즉, 우리나라 재활은 쉽고 돈이 되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요양’ 중심의 재활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집으로, 학교로,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장애인들

장애 이후 적절한 치료와 재활로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회복귀율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매우 저조합니다. 산재근로자의 직업복귀율과 교통사고 후 가정복귀율은 선진국에 절반 정도이며, 뇌졸중 환자의 사회복귀율은 선진국의 1/3 수준에 불과합니다.

장애가족, 극심한 어려움에 극단적 선택까지

장애 아동과 엄마는 몇 년간 가족들과 떨어져 재활병원에 입원해 치료하는데, 점차 가족관계는 해체되고, 사회와 소외되고 단절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또한, 의료비용과 경제활동의 제한으로 경제적인 문제도 발생하며, 가족에게만 전적으로 부담되는 장애 자녀의 돌봄도 큰 어려움입니다. 아이는 커가는데 부모는 늙어가고, 결국 늙은 부모가 늙어가는 장애 자녀를 돌보는 상황으로 이어집니다. 덩치 큰 아이를 하루에도 수십 번 안고 옮겨 근골격계 질환을 달고 살지만, 병원 갈 여유도, 중증 장애 자녀를 맡길 곳도 없어 부모는 아파도 병원에 입원하기 어렵습니다.

아이보다 단 하루만 더 살고 싶어요

영화 말아톤 초원이 엄마의 소원처럼 장애아를 둔 부모들은 ‘내가 죽으면 이 아이는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 극심합니다.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인한 장애인 가족의 극단적인 선택은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단면이며, 최근 2년간 20여 건에 달합니다(경향신문. 2022.08.24.). 2021년 장애인 부모 7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서도, 장애인 가족이 겪는 어려움은 20~30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했으며, 가족의 삶의 질 만족도는 전체 국민 평균보다 낮게 조사되었습니다(김주영 외 2021).

가족지원서비스 반드시 필요

장애 아동 가정이 겪는 문제는 장애 아동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삶의 질 저하와 사회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장애 아동의 성공적 재활을 위해서는 가족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비장애 형제자매도 장애 형제의 치료와 돌봄에 집중한 부모로 인해 소외감을 느끼며 심리 사회적인 어려움을 흔히 경험하게 됩니다. 이에 대한 징후 파악과 조기 개입은 장애 아동 가족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지역사회 내 장애 아동 가족에 대한 지원체계가 미미하게나마 있으나 발달장애에 국한된 편이며, 장애 발생 초기, 병원 생활에 전념하는 시기에는 막상 이런 서비스를 받기 어렵습니다. 장애 아동 부모는 대개 아동의 생애 첫 3년을 병원에서 보내게 되는데, 이때 의료 전문가들에게서 듣는 정보와 메시지는 마라톤과 같은 긴 여정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새 병원 건립이 절실합니다

서울재활병원은 나이에 맞는 적절한 재활 치료는 물론, 장애 아동이 청소년기를 거쳐 노인이 될 때까지 평생 건강을 돌보며 전인적인 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의 유일한 전문 의료기관입니다. 또한, 서울재활병원은 장애를 최소화하고 빠르게 회복시켜 조기에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고 장애인 가족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민간병원인 서울재활병원은 지난 20여 년간 사회복귀 지원, 장애인 가족 지원 등 수가를 받을 수 없는 공공재활사업을 후원을 받아 어렵게 진행해왔습니다. 이런 공공성을 인정받아, 2021년 보건복지부 지정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되어 약간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서울재활병원은 다양하고 충분한 재활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너무 좁고 대기가 길어 한계가 있습니다.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

서울재활병원 새병원건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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