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페미💚콩깍지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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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페미니즘#
연말기부
연말연시 각종 모임이 많은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회사에서, 가족, 친구들과 만나 얘기를 하는 와중에도, 마음 한 구석에는 나누지 못한 이야기가 남아있지는 않으신가요?
페미니즘과 만나버린 이상 성차별을 모르던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는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눌 사람이 없어 외롭지는 않으신가요?
페미니스트로서 외롭지 않게 살아남으려면
말도 안 되는 억지손가락 논쟁으로 '페미'낙인을 찍혀 강도 높은 해고 요구를 받은 여성노동자들의 소식, 페미니스트를 공격하며 위기를 모면하려는 보수정당 정치인들의 뻔뻔한 행보, 상식적인 말을 했다는 이유로 좌표가 찍혀 신남성연대의 테러를 받는 여성들의 소식까지. 심란한 소식만 연이어 들려요. 도대체 그 많던 페미니스트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요?
페미니스트 활동가들이 모인 상담소 역시 점점 심해지는 공격에 혼란스럽고 속상한 마음을 나누곤 했는데요, 상담소 운영위원인 김정희원 선생님과 활동가들의 북토크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 시대를 맞아 마음이 심란한 활동가들이 물었습니다.
"페미니스트라고 드러내놓고 말하기도 어려운 지금 같은 시기,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요?"
김정희원 선생님의 답은 이랬습니다.
한 콩깍지에 여러 콩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처럼,
마음 맞는 대여섯명의 페미니스트 친구들과 팟(pod)을 만들어 보면 어때요?
백래시 시기를 맞이한 미국 페미니스트들의 전략이었다는 팟(콩깍지) 만들기, 듣자마자 마음이 설렜습니다. 페미팟이라니,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나요?
상상해보세요. 굳이 맥락을 말하지 않아도, 공격당하지 모른다는 두려움 없이 솔직한 말을 나눌 수 있는 페미니스트 친구들과 모여 이번 주에 보도된 말도 안 되는 뉴스 (ex: 여대 출신은 채용 안 하겠다🤬)에 대해 열분을 토하다가, 평소에 읽어보고 싶었던 페미니즘 책을 읽으며 진지한 토론도 하고, 그마저도 답답한 날에는 맛있는 음식과 달콤한 디저트를 잔뜩 차려서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으며 왁자지껄 떠드는 거예요.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숨통이 트이지 않나요?
페미니즘과 반성폭력 운동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흔히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곳이라고 알고 계실 거예요. 맞는 말이예요. 그러나 상담소 활동의 전부를 설명하는 말은 아닙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성폭력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인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페미니즘적 시각에서 반성폭력 운동을 하는' 단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폭력 문제를 여성주의적 시각 없이 바라보는 것은 사회적 권력이 있는 사람이 약자에게 가하는 폭력이라는 본질을 흐리게 합니다. 피해자에게 '왜 저항하지 않았냐'고, '가만히 있었던 이유가 뭐냐'고 묻는 것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완전히 동일한 위치에 있다고 가정하기 때문에 던지게 되는 질문입니다. 그러나 33년간 현장에서 만나온 피해자들은 '가해자와의 관계가 평등하지 않았다'고, 저항할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고 끊임없이 말해왔어요.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 개인이 경험한 성폭력 사건이 드러내는 한국 사회의 문제를 알리고 차별과 혐오에 맞서 싸워왔습니다.
매월 1만원으로
성폭력이 사소하지 않은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동료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시민단체입니다. 가해자가 성폭력 가해 사실을 부끄러워하는 세상, 더 나아가 성폭력을 용인하는 세상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싸우는 상담소와 함께 세상을 뒤집을 페미니스트 콩깍지가 되어주세요!
😎 성폭력피해자 지원을 더 든든하고 단단하게
성폭력피해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조력자로서 함께 길을 찾고, 피해자에게 필요한 의료/법률지원을 적재적소에 연결할 수 있습니다. 집을 떠날 수밖에 없는 피해자들이 머물 수 있는 보호시설 <열림터>를 운영하고, 피해생존자 자조모임과 치유회복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피해자들이 자신의 사건을 새롭게 바라보고 의미화하는 과정을 함께할 수 있습니다. 익명의 후원자님의 든든한 후원 덕분에 가능했던, 6년만에 재개한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를 다시 매 해 열 수도 있을 거예요.
😤 성폭력 조장하는 사회문화를 들춰내고 바꾸도록
한국 사회의 '남성성'이란 무엇인지, 흔히 '남성다움'이라고 여겨지는 특징들이 어떻게 한국 사회의 성차별과 성폭력을 권장하는지 시민, 활동가, 연구자 등과 함께 공부하고 분석하며 다양한 토론회와 집담회를 열 수 있습니다. 현실의 여성들이 저마다의 성적 실천을 시도할 때 '동의했다'는 말의 맥락이 무엇인지, 단순히 '네/아니오'로 구분되지 않는 다양한 맥락을 살펴보고 새로운 언어와 담론을 만들어냅니다.
📢 여/성인권 보장하는 법/정책 마련
폭행과 협박이 있었는가로 성폭력 유무를 판단하는 낡은 법이 2024년의 현실을 따라갈 수 있도록 법 제정/개정 운동을 벌이고, 성폭력 피해자들이 법적 해결 과정에서 불합리한 일을 겪지 않게 경찰, 검사, 수사관 및 사법부가 성인지감수성을 갖추도록 교육하고 개입합니다. 국제인권조약에 기반하여 한국 사회의 여성, 성폭력 관련 정부정책을 감시하고 제언할 수 있습니다.
새해에는 페미니스트 콩깍지클럽이 되어주세요!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롭게 다가올 일 년을 준비하는 12월이야말로 성폭력 없는 세상을 향한 우리들의 열의를 보여줄 적기입니다. 성폭력이 참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가 아닌 세상, 성폭력을 '치기 어린 일탈' 취급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워온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콩깍지가 되어주세요.
12월 한달 간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정기후원회원이 되어주시거나 후원금을 증액해주시는 분들께는 페미콩 뱃지를 드립니다. 페미콩이 모여 페미니스트 콩깍지를 만들듯이, 페미니스트 여러분과 상담소에 모여 와글와글 웃고 떠들며 만나는, 든든한 팟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귀여운 페미콩과 함께라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거예요.
지나가다 페미콩 뱃지를 단 사람을 발견하면 '앗, 여기에 동료 페미니스트가 있다. 마음이 훈훈해...!' 하는 마음으로 내적 친밀감을 나눠보세요. 조금 더 적극적으로, '혹시...' 하며 콩 뱃지를 슬쩍 보여주며 서로를 확인할 수도 있고요. 혹시 모르죠, 백래시 시기를 의지하며 헤쳐나갈 든든한 페미니스트 친구들을 만나게 될지도요!